우디 해럴슨과 시무 리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 ‘라스트 브레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강렬한 생존 스릴러다. 이 작품은 2019년 동명 다큐멘터리를 극영화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북해에서 실제로 발생한 포화 잠수부들의 악몽 같은 사고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바닷속, 우주만큼이나 위험한 곳
영화의 도입부에서 ‘포화 잠수부’라는 직업이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 중 하나임을 강조하는 문구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 위험성을 설명하는 몇 가지 사실이 이어진다. 수천 마일에 달하는 해저 파이프라인을 유지보수하는 이들의 임무는 절대 쉽지 않다. 이들은 300미터가 넘는 깊이에서 저온과 극심한 압력 속에 머물며 작업해야 하며, 이동 과정에서 며칠간 특수 감압 챔버에서 생활해야 한다. 영화 속 한 인물의 말처럼, 이곳은 마치 우주와 다름없는 환경이다.
감독 알렉스 파킨슨은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이러한 잠수부들의 작업을 세밀하게 조명하며, 그들이 마주하는 도구와 기계, 생명 유지 장치, 그리고 위험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인간의 태도를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아드레날린을 극도로 소비해야 하는 이들의 업무는 관객들에게 충분한 긴장감을 제공하며,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그 자체로 흥미롭다.
실화 기반의 강렬한 생존 스릴러
하지만 이 작품은 영화다. 당연히 일이 잘못될 수밖에 없다. 2012년, 스코틀랜드 북쪽 바다 3,000피트(약 900미터) 깊이에서 파이프라인 보수 작업 중 발생한 실제 사고를 바탕으로 한 ‘라스트 브레스’는 순간적인 판단과 극한의 생존 본능이 맞물리는 재난 스릴러로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잠수부들은 냉정하게 대응하지만, 관객들은 점점 더 압박감에 짓눌리는 느낌을 받는다.
이 영화는 이야기 자체가 이미 공개된 실화이지만, 사전 정보를 찾지 않고 관람하는 것이 좋다. 영화가 전하는 충격을 온전히 경험하려면, 예측 없이 몰입하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9월의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스코틀랜드 해안에서 벌어진 극한의 사건은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실감 나는 연출과 생생한 디테일
영화는 다큐멘터리적 요소를 강하게 유지한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포화 잠수부들의 생소한 작업 환경을 면밀히 조명하며, 특수 추진기, 복잡한 컴퓨터 시스템, 헬륨과 산소를 혼합한 ‘헬리옥스’ 가스를 공급하는 장치 등 세부적인 장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잠수부들에게 공기와 온기를 공급하는 ‘탯줄’ 같은 역할을 하는 다채로운 색상의 호스와 배 위에서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이 모든 과정은 단순한 업무가 아닌, 절대적으로 생존을 좌우하는 필수 절차임을 강조한다.
어둠이 짙게 깔린 심해에서 진행되는 촬영도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구조 활동이 펼쳐지는 장면에서는 극도의 긴장감이 흐르며, 카메라가 현장 영상과 영화적 연출을 자연스럽게 오가는 방식도 돋보인다. 배우들의 연기도 마찬가지다. 시무 리우, 핀 콜, 우디 해럴슨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과장 없는 현실적인 연기로 실제 잠수부들의 침착함과 능숙함을 전달한다.
결말의 아쉬움, 그러나 압도적인 몰입감
영화는 90%가량을 생존 과정에 집중하지만, 이후 전개는 다소 급하게 마무리된다. 사건 이후의 감정적 충격이나 여운을 더 깊이 파고들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스트 브레스’는 심해에서의 숨 막히는 순간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한동안 깊은 바닷속에 갇혀 있던 긴장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