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캐리 온(Carry-On)’은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에서 근무하는 교통 보안 요원 매니저가 피곤에 찌든 직원들을 향해 밝게 “좋은 아침입니다”라고 인사하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엔 뚜렷한 냉소가 묻어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로 북적이는 공항에서는 결코 ‘좋은 아침’이 될 수 없습니다. 수백 명의 보안 요원들은 초조하고 조급한 여행객들을 보안 검색대를 통해 무사히 통과시키기 위해 분투해야 합니다. 가방 검사, 신체 검색, 신발과 노트북 관련 끊임없이 바뀌는 지침은 9·11 이후의 보안 체계에 지친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실상은 나쁜 아침이죠. 그리고 주인공 이든 코펙(타론 에저튼 분)에게는 더 끔찍한 하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12월 13일 금요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캐리 온’은 이든 코펙이 직장에서 맞닥뜨리는 인생 최대의 위기를 그립니다. 영화는 이든과 그의 여자친구 노라(소피아 카슨 분)가 뜻밖의 임신 소식을 기뻐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아이가 생긴다는 사실은 이든에게 성인으로서의 책임감에 대한 불안을 자극하고, 노라는 꿈을 이루라는 격려의 말을 전합니다. 그녀는 최근 공항 관리자로 승진했으며, 이든에게 경찰 아카데미 시험을 다시 치러 경찰이 되라는 전형적인 ‘미국식 꿈’을 좇으라고 권유합니다.
그러나 첫 시험 실패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든은 돈을 더 벌겠다는 생각뿐입니다. 그는 상사 필(딘 노리스 분)에게 승진이나 스스로를 증명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합니다. 동료 제이슨(싱콰 월스 분)의 조언에 힘입어 필은 이든을 가방 검사 담당으로 배치합니다.
이든과 동료 보안 요원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 어둠 속 인물이 위험한 물건을 공항 보안 검색대를 통과시키려 합니다. 이 미스터리한 남자(제이슨 베이트먼 분)와 그의 공범(테오 로시 분)은 원래 계획에 따라 제이슨이 가방 검사를 통과하리라 예상했으나, 이든이 그 자리에 있는 것을 알고 즉시 그를 협박 대상으로 삼습니다.
TJ 픽스먼(‘라쳇 & 클랭크’)의 탄탄한 각본을 바탕으로 하우메 콜렛-세라(‘블랙 아담’, ‘더 샬로우’) 감독은 ‘이글 아이’(2008), ‘폰 부스’(2002) 등을 연상케 하는 흥미진진한 감시 스릴러를 완성했습니다. 이든은 익명의 협박자에게 조종당하는 처지에 놓이는데, 지시사항은 낯선 여행객이 전해준 작은 이어피스를 통해 전달됩니다.
‘캐리 온’은 국가의 확대된 감시 권한과 개인의 사생활 침해라는 주제 위에서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영화는 이 문제에 대해 깊은 통찰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시스템이 얼마나 새로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지를 상기시킵니다.